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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itary/세계 전투식량 리뷰 시리즈

[Spain] 01. 스페인군 전투식량 B형 5번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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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군 개인 전투식량 점심 5번 메뉴를 먹어보았습니다!

 

스페인군의 개인 전투식량(Individual Combat Ration, ICR)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유통기한은 2024년 8월 같은데 영어가 아니라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전투식량은 1일 3식으로 지급되는데 저녁 메뉴가 별도로 있지는 않고 똑같이 점심으로 표기되지만 A형 / B형으로 나눠 지급되는 거 같아요. 각 끼니마다 5가지 메뉴가 있어 총 15개의 메뉴가 있다고 합니다.
 
 

귀여운 피카츄 띠부씰과 크기를 비교해 보면 다른 전투식량에 비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들어보게 되면 생각보다 무게가 꽤 묵직합니다. 한 끼 무게가 이런데 여러 끼를 한 번에 짊어지고 다니면 무게가 주는 부하가 꽤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토 승인이라는 라벨도 있고, 여러 언어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스페인 자국에서 사용할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지원하는 것 같습니다.
 
 

외부 포장지를 벗겨보면 안에는 튼튼한 박스가 다시 한번 내용물을 보호해 줍니다. 외부에서 충격을 받더라도 박스가 일그러지며 충격을 흡수해 내용물을 보호해 주는 거죠. 참신하고 적재하기는 좋지만,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박스를 열어보면 제일 먼저 정보 라벨지가 보입니다.
 
 

정보 라벨지는 스페인어 / 영어 등 3개 국어로 내용물과 섭취 시 주의사항, 고체연료와 물 정화제 사용 방법 등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전투식량 구성품은 위 사진과 같습니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손 소독제와 치약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치약은 들어있지만, 칫솔이 들어있지는 않더라구요. 재밌네요! 아마 칫솔 없이 사용하는 치약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휴지는 10장이나 들어있고 펼치면 크기도 넉넉합니다. 하지만 부드러운 티슈보다는 다소 거친 휴지에 가깝다 보니 사용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습니다. 휴지가 조금만 더 부드러웠다면 좋았겠어요.
 
 

고체연료 트레이(스토브)는 꽤 묵직합니다. 덕분에 트레이 위에 묵직한 캔을 올려놓거나 바람이 불더라도 넘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접는 방법을 직관적으로 알기 쉽게 디자인하여 별도의 설명 없이도 큰 무리 없이 접을 수 있어 보입니다.
 
 

사이드 스커트가 있는 부분이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스커트가 없는 부분이 받침대로써 트레이 전체를 지지하는 형태입니다.
 
 

고체연료는 잘 부스러지고 가루가 많이 날리기 때문에 떨어진 조각이 음식에 들어가거나 불이 붙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성냥은 잘 구부러지기 때문에 제대로 켜기 위해서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특이한 점은 미군 전투식량에 포함된 성냥과는 다르게 인 부분이 빨간색으로 되어 있고 바디는 검은색으로 되어있습니다.
 
 

성냥 두 개를 고체연료에 넣었는데 생각보다 불도 잘 붙고, 화력도 강력했습니다. 
 
 

주식인 햄과 줄기콩 요리입니다. 캔 하단부에 스페인어로 뭐라 뭐라 쓰여 있는데 굴곡져 있다 보니 번역기가 인식을 못 해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다른 리뷰어들의 리뷰와는 다르게 국물이 유난히 많이 있었습니다. 줄기콩이 많이 들어있고 고기 조각과 슬라이스 된 야채 조각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원래 요리도 국물이 생기긴 하지만 지금처럼 자작하게 하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어서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트레이 위에 올려놓으니 크기는 딱 맞았습니다. 불이 캔 옆으로 삐져나오기 때문에 캔을 올릴 때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주식이 데워지는 동안 다른 음식도 준비해 보겠습니다. 비타민C를 포함한 이온 음료 분말입니다. 총 4포가 들어 있는데 뒤에 설명을 번역기에 돌려보니 1회 2포씩 1일 최대 4포까지만 먹으라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굳이 4포로 나눌 필요가 있었는지 궁금했지만 뭔가 이유가 있겠죠?
 
 

분말은 입자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백색 형태였습니다. 냄새는 새콤달콤한 맛있는 냄새였습니다. 그런데 물에 타게 되면 색이 마치 물 탄 우유처럼 되었어요. 그런데 물을 얼마나 넣으라는 말이 없어 일단 2포에 150ml 물을 섞었습니다. 분명 냄새는 새콤달콤 맛있었는데, 맛에는 새콤함과 달콤함이 거의 없고 밍밍한 뭔가 빠진 듯한 맛이 났습니다.
 
 

이온 음료를 살펴보다 보니 요리가 끓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끓네요. 트레이에서 캔을 내릴 땐 캔이 뜨거우니 화상에 주의해야 합니다.
 
 

먹기 편하게 그릇에 덜어놨습니다. 우선 줄기콩은 마치 푹 삶은 것처럼 풀어져 보였고, 자그마한 고기 조각들이 꽤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콩인지 뭔지 모를 야채들이 조금씩 들어가 있습니다. 그런데 냄새가 생각보다 나빴습니다. 오래된 말린 시레기 같은 걸 삶는 냄새라고나 할까... 아니면 변질되서 상한 냄새인가 걱정이 되었어요.
 
 

주식 한 캔을 다 데우고 나니 고체연료 하나가 사용되었습니다. 딱 맞게 설계되었나 봅니다.
 
 

다음은 메인 요리인 식물성 기름에 절인 오징어입니다. 역시 스페인어로 뭐라 뭐라 써있어서 잘 모르겠어요. 인터넷에 찾아보니 얘는 데워먹는 게 아니라고 해서 그냥 먹어보려고 합니다.
 
 

캔을 따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안에 기름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캔을 따다 봉변을 당해버렸네요. 싱크대에 기름을 버리고 캔 겉면을 닦고 다시 가져와서 열어봤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오징어와 다른 비주얼에 1차로 충격을 받았고 비린 냄새에 2차로 충격을 받았습니다. 
 
 

충격을 뒤로 하고 인스턴트 야채 수프를 준비합니다. 라면 스프같은 분말과 여러 건더기들이 보이는데 짭짤한 해조류? 같은 냄새가 났습니다.
 
 

인스턴트 야채 수프라고 해서 오른쪽을 생각했는데 비주얼, 향이 달라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맛있으면 되죠.
 
 

시럽에 절인 복숭아는 한국의 황도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실제로 보면 황도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황도도 달달하면서 아주 살짝 꾸릿한? 냄새가 나잖아요? 시럽에 절인 복숭아는 그 꾸릿한 냄새가 좀 더 많이 나고 복숭아의 달달한 냄새는 좀 덜 났습니다. 음식들이 연속으로 실망을 안겨주니 너무 불안하네요...
 
 

파테입니다. 파테는 돼지 간이라고 하는데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어서 궁금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내용물은 꽉꽉 들어있고 후추 향과 뭔가 고소한 고기 냄새 같은 게 났는데 입맛이 돌았습니다.
 
 

자 이렇게 준비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릇이 있어 상관 없지만 야전에서 트레이가 없으면 어떻게 먹을지 좀 걱정되기도 하네요.
 
 

우선 인스턴트 야채 수프입니다. 생각보다 묽어서 물을 잘못 넣었나 싶어요. 안에는 감자 같은 거랑 파슬리 가루가 있었는데 건더기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맛을 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엄청 짭니다. 너무 묽어서 물을 많이 넣은 건가 생각했는데 물을 더 넣어야 할 것 같아요. 짠맛 외에 다른 맛은 크게 나지 않았습니다. 
 
 

햄과 줄기콩 요리는 냄새때문에, 입에 넣는 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햄이라고 하지만 햄보다는 조림 고기 같은 비주얼이었습니다. 입에 넣었는데 줄기콩 자체는 큰 맛이 없었지만, 식감이 좋지 않고 냄새가 계속 나서 못 먹겠더라구요... 고기는 꽤 짭짤합니다. 간장 같은 거에 졸인 거 같은데 만약 줄기콩이랑 같이 먹었다면 간은 얼추 맞을 것 같아요. 하여튼 저는 고기만 두어 조각 집어 먹고 패스...
 
 

오징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비주얼이 아니라 주꾸미 같은 작은 몸 안에 다리랑 나머지 몸통 부위를 잘라서 넣어놓았습니다. 별도에 양념이 되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냄새는 비리지만 맛 자체는 우리가 아는 그 오징어랑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식감이 문제였는데요, 우리가 아는 삶은 오징어의 탱탱한 식감이 아니라 탱탱함은 거의 없고 쉽게 바스러지는 식감이었습니다. 그렇게 손이 가는 식감은 아니었어요. 그리고 비린 냄새 때문에 계속 젓가락이 가지는 않았습니다.
 
 

복숭아는 그나마 나았습니다. 황도보다는 살짝 더 부드러운 식감이었고 꾸릿한 냄새는 있지만 맛있었습니다. 복숭아 과육 식감과 달달한 맛이 좋았습니다. 그나마 먹을만 했어요.
 
 

파테는 촉촉하면서 끈끈해서 젓가락으로 쉽게 집을 수 있었습니다. 돼지 간이라고 해서 맛이 궁금했는데 순대에서 먹는 돼지 간이랑 맛이 비슷했습니다. 순대에서 먹는 돼지 간을 잘게 간 후 후추랑 쇠고기 다시다, 소금간을 한 맛 같아요. 꽤 먹을만 했는데 파테 자체로 먹기보다 크래커에 발라 먹으면 좋을 것 같아요. 후추향이 맛을 깔끔하게 잡아주고 부드러운 식감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스페인군은 크래커를 별도로 제공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점심 메뉴에 크래커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봐요.
 
 

이건 손소독제인데, 흔히 볼 수 있는 손소독제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처음 발랐을 때 냄새는 화학약품 냄새가 많이 나지만 말라가면서 꽤 향기로운 냄새가 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쓰는 치약은 꾸덕하지만 동봉된 치약은 꼭 손소독제처럼 젤 형태였습니다. 아마 칫솔에 뭍혀 쓰는 게 아니라 가글이나 우물우물해서 사용하는 형태에 치약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향은 일반적인 민트향 치약이랑 큰 차이는 없지만 민트향이 좀 덜했습니다.
 
 

마지막은 껌입니다. 깜빡하고 내용물을 못 찍었는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자일리톨 껌이랑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민트향이 나며 일반 껌보다는 살짝 질긴 느낌이 났습니다. 1개가 들어있습니다.
 
 

이렇게 스페인군 개인 전투식량 B형 5번 메뉴를 먹어보았는데요, 시럽에 절인 복숭아와 파테를 제외하면 그저 그랬습니다. 구성품으로 스푼이나 포크도 들어있지 않고, 음식을 덜어 먹을 트레이도 없다 보니 캔에 들은 음식 외에는 먹기도 불편해 보였습니다. 맛 또한 변질된 건지 원래 그런 맛인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대부분의 한국인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 메뉴가 아닌가 싶네요. 전투식량이 보존과 열량에 중점을 두다 보니 맛이 있기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은 메뉴였습니다.
 
 

맛 (주식) : ★☆☆☆☆☆☆☆☆☆ (1 / 10)

 

맛 (부식) : ★★★★★☆☆☆☆☆ (5 / 10)

 

맛 (음료) : ★☆☆☆☆☆☆☆☆☆ (1 / 10)

 

악세서리 : ★★★☆☆☆☆☆☆☆ (3 / 10)

 

총평점수 : ★★★☆☆☆☆☆☆☆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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